걷기 명상
[ walking meditation ]
- 마음 챙김을 근거로 한 치료기법의 하나로서, 의도적으로 걷기를 하는 동안 변화되는 신체적 감각을 알아차리는 정신적 훈련
어제저녁 뜬금없이 집에서 사무실까지 걸어가 보고 싶어 졌다. 매일 신천대로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 자전거 도로가 예쁘게 나있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자전거를 못 타는 탓에 항상 미뤄뒀다. 그런데 어제저녁 티브이를 보다가 너무 뜬금없이 출근길을 걸어보고 싶은 욕구가 갑자기 생겼다. 내 마음속에서는 충동이 이글이글 타올랐고 일단 자고 일어나서 정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설렘에 잠이 오지 않았다. 마치 수학여행가기 전날의 설레임이랄까? 마음먹은겸 진짜 걸어보고 싶었다. 3월 부터 6월까지 생각하는 대로 되는 일이 없었기에 무언가 성취한 기분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매번 정부지원에 떨어지면서 스트레스에 폭식증이 생겨 살은 찌고 있고, 항상 자신감이 넘쳤던 나의 자신감도 많이 낮아져 주늑들어있었다. 일단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한 마음에 휴대폰을 열어 구글맵으로 거리를 재봤다. 필자의 집인 달성군 서재리 에서 사무실인 수성구 황금동까지의 거리는 25KM~30KM정도 도보 시간은 4시간~5시간을 예상되었다. 꼭두 새벽에 마치 어린아이처럼 설레임에 잠이 오지 않아 상상연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걷기 명상을 하겠다는 다짐의 게시글을 올렸다. 그리고 새벽 4시쯤 잠이 들었다.
새벽 4시에 잠들었던 나는 오전 9시에 눈을 떴다. 침대에 멍하게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있다보니 갈등이 시작되었다. 갈까? 말까? 자고 일어나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하는 기분이 들었다. 누워서 갈등을 하다 보니 30분이 흘러있었다. 오후 2시쯤 비가온다는 소식이 있으니까 10시쯤 출발하면 비는 대충 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샤워를 하고 10시에 나갈 준비를 하다보니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 충전을 시킨다는 핑계로 30분을 더 갈등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10시 30분 이러다 못 가겠다 싶어! 집 밖으로 뛰어나갔다. 터덜터덜 걸어가다 보니 갑자기 가슴에서 또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그래 나는 할 수 있어.'
집에서 해량교 까지는 20분의 시간이 걸렸다. 책을 좋아하는 필자는 '서재' 에 산다.
이제 25KM의 여정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정각 11시 해랑교에 도착했다.
해랑교를 걷다 보니 비가 추적추적 오기 시작했다.
걸으면서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나가야 할지 생각을 시작했다.
생각을 시작하니 비가 또 그쳤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걷기 명상을 목적으로 나왔기에 걸으면서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갈까? 라는 고민과 상상 연필을 어떤 식으로 운영해 나가서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을지, 초점을 두고 생각을 시작했다.
그렇게 한발 한발 걷는 명상을 시작했다. 그렇게 터덜터덜 앞으로의 인생을 생각하며 한 발짝 한발짝 내디뎠다.
한 발자국 한발자국 길을 걸으면서 평소에 생각하지도 못한 새로운 세상들을 많이 마주했다.
평소 생각하지도 못했던 대구의 아름다운 풍경,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들 25년 동안 살았던 내가 사는 도시 대구는 따분한 도시라고만 생각했지만, 내가 몰랐고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보지 못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호대교를 조금 지나니 게이트볼장이 나왔고 거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게이트볼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나오지 않았으면 평생 몰랐을 풍경, 그리고 이런 모습들 대프리카 무더위에 힘은 들었고, 목적지인 대봉교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들었지만 이런 새로움을 마주하는 즐거움을 더 만끽하고 싶은 욕구가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평소 횟감을 사러 자주 방문하는 매천시장을 지나가며 평소에 차를 타고 지나갈 때는 볼 수 없었던 풍경에 5분 동안 넋을 놓고 있었다. 아직 갈길이 멀기에 다시 방문할 것을 약속하고 발걸음을 움직였다.
팔달교에 도착했다. 조금 내린 비 때문에 몸도 너무 끈적하고 3호선이 다니는 걸 보니, 3호선을 타고 싶은 욕구가 들었다.
하지만 조금 더 걸어가니! 오아시를 만났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단돈 1,000원! 사장님이 " 시럽 넣어드릴까요? " 그러시는데 마치 카페에 온 기분이 들었다. 대프리카 무더위에 단비를 만났다.
터덜터덜 발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평소에 운동화를 신지 않아 스니커즈를 신고 온 게 화근이었다.
발은 아프지만 앞에 보이는 풍경은 너무 사랑스러웠다. 내가 살아왔던 대구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감탄을 자아냈다. 발 아프다는 핑계로 커피를 마시면서 풍경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노곡교에 도착했다. 노곡교에는 팔달교와는 다르게 엄청난 규모의 오아시스가 존재했다. 규모로 따지면 팔달교가 불리하지만 팔달교는 음료 종류가 어마어마하니까 사장님 걱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학창 시절 버스에 종착지 '조야동'이라고 쓰여있던 거보고 "야 야동 간데!!"라고 했던 기억이 있는 조야동 이렇게 걸어서 조야동을 방문하니.. 감개무량했다. 어린 시절 철없던 장난이 생각나는 발걸음이었다.
아직 반도안 왔다는 사실에 절망을 느꼈지만, 금호강에 낚시 금지라는 사실에 많이 놀랬다. 걸어오면서 낚시하는 사람 한 10명은 본거 같은데.. :) 터덜터덜 서변대교를 향해 걸어갔다.
[ 꿀팁 ]
서변대로까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도심과 조금 떨어진 풍경을 보고싶으면 해랑교 -> 서변대교 까지의 걷기명상을 추천한다. 도심과 떨어져있어 사람이 없어 조용하게 혼자서 명상하기 좋은 거리이다. 해랑교 -> 서변대교 ( 2시간10분 )
북대구 IC 내리면 지나오는 서변대로를 지나 조금 더 걸어가니 공원을 만났다. 아직도 서변동이라니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가끔씩 만나는 좋은 대구의 풍경과 좋은 공원 그리고 재미있는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다시 나아가기 시작했다.
2년 동안 지겹도록 다닌 침산교, 2년동안 퇴근하던 침산교를 내가 집에서 걸어가고 있다니.. 20분이면 가는거리인데 두시간 반째 걷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아주 뿌듯했다. 2년동안 90명의 초기사업자분들을 만나면서 나도 사업하고 싶다는 꿈을 키워왔는데.. 너무 고마웠던 추억들이었다. 힘이 들어 걷기 명상을 하다 말다 하다 말다 사람들을 관찰하다 풍경에 감탄하다가 그런 패턴을 반복했다.
잡념은 그만하고 본래 목적인 걷기명상을 하면서 길을 걸었다. 한걸음 한걸음 나의 행동을 반성하며, 나의 일상을 생각하며, 나의 미래를 계획하며 머리에 들어있는 잡념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길을 걷다 보니 어르신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오늘 또 느꼈다. 세상에 부지런한 사람 엄청 많다는 사실을 그리고 깨달았다. '아침을 먹지 않고 나온 사실을' 칠성시장이 나를 반겨주었다.
집에서 걸어 나온 지 3시간 20분 허기짐을 이제야 느꼈다. 칠성시장을 보고
칠성시장에서 국수를 먹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짐작했다. 고지가 눈앞임을 쉬지 않고 걷기로 마음먹었다.
차에서 보던 풍경을 계속 보니까 슬슬 지겨워졌다. 그래도 이제 다와 가는 사실을 직감하고 오랜만에 느낄 성취감을 생각하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네비로 쳐보니까 7분 남았다길래 엄청 설렜다. 너무 짧게 남았는데? 싶어서 확인해보니까.. 차로 7분 도보로는 40분 남았더라.
절망하지 않고 즐겁게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상상 연필이니까.
그렇게 걷다 보니 자연은 위대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인간인 나도 더워죽겠는데, 대프리카 더위에 비둘기도 쓰러져있었다. 내가 세상살다 비둘기가 자빠진모습을 보다니 싶은 마음에 얼른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비둘기와 시간을 보내면서 길을 걷다보니 동신교가 다가왔다. 동신교. 수성 교만 지나면 목적지인 대봉교이다. 이제 진짜 끝이 보이는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대망의 수성교이다. 아까 전에 걸을 때도 수성교 보고 엄청 좋아했는데 지금도 기분이 좋다.
아까 전에는 대봉교 다 와간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고 지금은 블로그 다 써간다는 사실에 기분이 너무 좋다! (솔직)
하 옛날 말로 '아기 다리 고기다리던' 대봉교 주변이다. 진짜 고지가 눈앞이었다. 이때부터 나는 성취감에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성취감이었다. 지금도 사진 보니까 심장이 뛴다.
대봉교에 도착하고 휴대폰이 꺼졌다. 대봉교 다리 못 찍을까 봐 엄청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아이폰 배터리 1%에서 오래가더라.
하 오졌다리
사무실에 도착해서 샤워하니까 4시 30분이었으니.. 대봉교에서 황금동 사무실까지 한 40분 더 걸렸던 거 같다. 걷기명상을 실천하면서 나에대한 생각은 깊어졌다. 그리고 상상연필을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방향도 잡혀가고 있다.
그리고 나아가 상상연필을 통해 대구광역시에 아름다움을 조금씩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정리]
해랑교 -> 서변대교 (2시간 10분) 걷기명상하기 최적의 장소
침산교 -> 수성교 운동하는 사람이 많아 혼자서 운동하기 최적의장소
화장실 중간중간에 있음 해랑교 -> 서변대교 까지는 화장실 없음.
오전 11시에 나와서 출근을 오후 4시 30분에 하니까 너무 좋다. 무튼, 오늘 하루 명상 걷기를 실천하면서 앞으로 걷기 모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순서 | 다리이름 | 도착시간 |
1 | 해량교 | AM11:00 |
2 | 와룡대교 | AM11:25 |
3 | 금호대교 | AM11:38 |
4 | 매천대교 | PM12:05 |
5 | 팔달교 | PM12:18 |
6 | 노곡교 | PM12:44 |
7 | 조야교 | PM13:02 |
8 | 서변대교 | PM13:10 |
9 | 침산교 | PM13:23 |
순서 | 다리이름 | 도착시간 |
10 | 성북교 | PM13:40 |
11 | 도청교 | PM13:50 |
12 | 경대교 | PM13:56 |
13 | 칠성교(점심25분) | PM14:43 |
14 | 신천교 | PM14:51 |
15 | 동신교 | PM15:00 |
16 | 수성교 | PM15:14 |
17 | 대봉교 | PM15: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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